하노이 2_ 반미25, 커피A 에그커피, 분짜닥킴, 포가26, 콩카페, 대성당, 힙헙카페, 분보남보, 리틀보울 쩨
반미 25
느즈막히 일어나서 향한 곳, 반미 25. 반미 만드는 곳에서 점원에게 주문을 하고 계산 후 포장해서 갈거면 그자리에서 기다렸다가 받아가면 되고, 먹고 가려면 바로 맞은편의 반미25카페에서 앉아있으면 된다. 계산을 마치면 번호판같은 걸 준다.
1인 여행자는 자연스럽게 하나 남은 바 자리에 앉는다. 매너이자 국룰... 여기에서 음료를 주문해도 되는데, 나는 곧바로 카페에 갈거라 따로 음료는 주문하지 않았다. 나는 소고기반미를 주문했고, 고수 넣을거냐고 물어보는데 조금만 넣어달라고 했다. 앞으로 동남아 여행이 많이 남았는데, 고수에 적응하지 못하면 대부분의 음식을 제대로 즐길 수 없을 것 같아서 고수에 적응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 원래도 고수 너무너무 싫어하는 사람은 아니여서 적당히만 들어있으면 먹을 수 있다.
드디어 나온 반미. 소고기반미 45,000동으로 약 2,500원이다. 대학교 다닐 때 친구랑 다낭-호이안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길거리에서 먹었던 반미가 진짜 양도 많고 바게트도 부드럽고 너무너무 맛있었는데, 그 맛이 잊혀지지를 않는다. 반미 25도 겉은 바삭 속은 빵 부드럽고 재료도 적당히 들어있고 맛있었지만, 반미 하나로 둘이 나눠먹고 배 찢어질 뻔했던 호이안 반미를 이기지는 못했다. 그래도 맛있는 반미였음.
반미를 먹고 근처 커피 A로 향했다. 하노이가 너무 추웠어서 따뜻한 에그커피를 먹고 싶었다. 커피에이의 에그커피는 40,000동으로 2,000원이다. 입구가 좀 작아서 지나칠 수 있으니 잘 찾아봐야한다. 입구에서 사장님한테 주문, 결제 후 윗층으로 올라갔다. 근데 졸라 추웠음. 창을 다 열어놔서 바람이 휘이이이잉 불어 들어왔다. 으 진짜 너무 추워.. 패딩입고 계시면서 창문은 왜 죄다 열어두셨을까..
3층도 있긴 했는데 불도 다 꺼두고 정돈도 잘 안되어있었다. 그래서 다시 2층으로 내려오면서 찍어본 카페 전경. 창 앞에 앉아계신 분 너무 예뻐서 한 컷 찍어봤다. 만약 폴라로이드 사진이었다면 찍은 사진 줬을텐데. 열린 문 밖으로 나가서 테라스에 앉을 수도 있는데, 너무 추워서 나갈 생각도 못했고 문 싹 닫아버리고 싶었다. ㅋㅋ 그래도 최선을 다해 에그커피 먹는동안 글을 쓰고 나왔다. 에그커피 맛있었고, 비리지 않고, 참... 따뜻했다.
분짜 닥 킴
카페를 나와서 곧장 숙소로 가서 언 몸을 녹였다. 진짜 하노이 왜 이렇게 춥지...?! 얇은 히트텍에 가디건입고 경량패딩 입고 털 가디건까지 입었는데. 진짜 너무 추워서 네겹을 껴입고도 덜덜 떨면서 다녔다. 추위를 잘 타기도 하지만 진짜 추웠다..ㅠㅠ 아무튼 숙소에서 다시 나와서 분짜 닥 킴으로 향했다. 밥은 먹어야지... 화려한 분짜닥킴 간판. 미슐랭 받은게 너무너무 자랑스러우셨던 듯..ㅎㅎ
가장 기본 분짜를 주문했다. 70,000동, 약 3,500원이다. 목욕탕 의자에 앉아서 주문한 음식이 나오길 기다려야지~ 하는 순간 모든 음식이 셋팅되었다. ㅋㅋㅋ 메뉴가 분짜 뿐이니까 모든게 빨리빨리 진행되는 느낌... 고추랑 마늘 팍팍 넣고 국물에 면을 적셔서 고기, 야채와 함께 후루룩. 이건 진짜 꼭 먹어야 해!!! 하는 맛은 아니지만 숙소가 근처라면 와서 먹어볼만 한 맛이다. 그렇지 않고 멀어서 택시타고 와야한다면 숙소 근처에 있는 분짜를 먹어도 충분하다. 아무튼 맛있었다.
분짜로 저녁을 해결하고, 숙소로 돌아왔는데 다른 카페를 가기에도 너무 춥고, 그렇다고 길에서 스무디나 쥬스를 사먹기에는 너무 추운 날이라 숙소에서 간단한 음료를 한잔 하기로 했다. 망고 스무디가 있길래 한 잔 사마셨다. 50,000동으로 약 2,500원. 좀 비쌌다. 근데 맛도 없었음. 상큼한 망고 스무디가 아니라 우유 넣은 스무디었다. ㅠㅠ 숙소 카페에 앉아 노트북 좀 하다가 들어가서 잤다.
이 날 하루 식비는 약 10,500원. 역시... 이 맛에 동남아 오는거죠?
다음 날
포 가 26
숙소 근처에 왔다갔다 하면서 계속 눈에 띄던 국수집. 포 가 26. 구글에서 보니까 평점 괜찮은 쌀국수집이어서 아침밥으로 낙점. 할머니랑 딸로 보이는 분이 계셨다. 치킨포와 꿔이를 주문했다. 꿔이는 여기에서 처음 먹어보는데 밀가루 튀김을 쌀국수에 담궈먹는.. 고소한 맛은 있었지만 여러개 먹으면 느끼하다. 치킨포와 꿔이 총 45,000동으로 약 2,400원이다.
맑은 닭국수 느낌. 쪽파와 레몬그라스가 올라가있는데 레몬그라스 잘못먹으면 화장품 맛 많이 나니까 싫어하시는 분들은 잘게 다져진 쪽파 말고는 살짝 빼고 드시는 게 좋을 것 같다. 꿔이는 좀 길게 담궈놓고 먹는게 좋다. 잠깐 찍어먹으면 좀 딱딱하니까.. 고추 넣고 라임 살짝 뿌려서 맛있게 먹고 나왔다. 깔끔한 닭국수 맛 좋아하시면 추천. 하지만 찾아올 곳은 아니다. 숙소 근처 혹은 지나가다 들러서 먹으면 좋겠다.
콩카페
밀린 상하이 포스팅을 하러 카페를 갔어야 했다. 호안끼엠 콩카페가 좀 넓어보이길래 방문했다. 근데 경기도 오산이었음. 좁고 일하기에는 사람도 너무 많았다. 호안끼엠 호수쪽에 가면 보이는 이 큰 건물 옆에 있다. 일하기에는 저 큰 건물의 하일랜드커피나 라이카카페가 더 좋다. 넓고 테이블도 많으니까.. 혹시 노트북 하셔야하는 분들은 저 건물 카페로 가시길.
1층에서 주문하고 올라가야한다. 자리있나 보려고 올라가던 커플이 붙잡혔음..ㅎㄷㄷ 자리 있나 보고 오는 게 맞긴한데, 주문 안하고 그냥 앉아있는 사람도 있으니까 운영방식이 저렇게 되었겠거니... 직원이 불친절하지는 않았지만 친절하지도 않았다. 아무튼 코코넛커피 작은 사이즈 주문. 55,000동. 3,000원이다. 작은 사이즈여도 우리나라 그란데 사이즈였다. 춥기도 추운데 코코넛 커피 너무 먹고싶어서 시켰다. ㅋㅋ
위로 올라가면 2개 층이 더 있는데 여긴 2층. 이때까지만 해도 오전이라 사람도 별로 없고 괜찮네, 했었다. 여전히 테라스 창을 열어둬서 추운 곳이긴 했지만 해가 들어서 커피A보다는 덜 추웠다. 이 날씨에 테라스 자리에 앉는 사람들 진짜 리스펙... 개추운데. 낮은 의자들은 앉아서 일하는거 불가고 벽쪽 사람들 앉아있는 자리가 테이블 높이가 높아서 괜찮은 자리였다. 근데 베트남 친구들 앉아있고 한국 남자애들 앉아있어서 낮은 쪽에 앉을 수 밖에 없었음.. 근데 베트남 여자애들이 좀 예쁘게 생겼었는데 한국 남자애들이 사진찍어달라고 했는지 사진 찍더라..ㅋㅋㅋㅋ 당신들 용기에 박수를..
빨대를 안줘서 작은 티스푼으로 퍼먹었던 코코넛 스무디. 역시 맛있어... 한국에도 콩카페가 들어왔지만 가격이 다르잖아.. 싸게 먹어야 제맛이니까. 히히. 스몰사이즈가 이정도 크기이니 배부르거나 양이 많지 않은 분은 스몰사이즈 시키시길.
콩카페를 나와서 호안끼엠 호숫가 산책을 했다. 날은 추웠지만 여유로운 호안끼엠 호수를 보면 산책하고 싶어진다. 평화롭군... 호숫가 정비하시는 분들도 너무나 베트남스럽고요.. 생각보다 넓은 호수라 한바퀴 돌기는 무리고, 1/4 정도 걷다가 벤치에 앉아서 쉬며 시간을 보냈다.
성요셉 대성당
호안끼엠 호수를 돌다가 성요셉대성당을 보러 갔다. 오픈하는 시간이 따로 있었는데 마침 2시가 개방시간이었고, 마침 두시가 다되어가서 내부를 보기위해 잠시 기다렸다. 베트남에 있는 성당들은 대부분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막 엄청 기대하고 가면 안된다. 도착한 성요셉성당 앞에서 사진한방찍고... 근데 여기에서 한국인 죄다 본 것 같다. 하나투어, 무슨 투어, 개인 관광객 모두 집결지였던 듯..
마리아 상과 동방박사 세사람, 베들레헴의 별 벽화가 멋졌다. 성당 외벽은 저게 오래되어서 저런 색이 된게 아니라.. 저렇게 보이도록 페인트를 칠했더라. 굳이...? 깔끔했으면 더 멋졌을텐데. 다 취향 차이겠지...
성당 내부도 둘러봤다.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 성당 내부도 조용하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고해성사하는 박스도 봄. 과연 내가 천주교 신자였다면, 저런 곳에서 진심으로 진실로 고해성사를 했을까...? (네니요) 성당이 전체적으로 큰 규모가 아니라서 10분 15분 내외로 모두 둘러보고 나올 수 있다.
힙헙 카페
친구가 추천해 준 힙헙카페에 왔다. 대성당 뷰의 키치한 카페. 뷰는 좋았는데 음료 맛은 쏘쏘.. 오마이티 아이스를 마셨는데 그냥 다른 커피를 드셔도... 근데 리뷰 보니까 커피 별로라그래서 티 종류 먹은거긴 함.ㅎㅎ 3층인가 4층까지 있는 큰 규모였고, 층마다 컨셉이 있고 뷰도 좋았다. 수공예품이나 귀여운 소품들도 판매하고 있어서 구경하기에도 좋다.
카페 내부의 화장실도 깔끔하고 전체적으로 잘 정돈되어있는 카페였다. 음료 맛만 좀 개선하면 더 좋을텐데. 아무튼 사람도 별로 없고 조용해서 난 좋았다.
내가 앉은 창가에서 본 대성당 뷰. 아래에서 주문하고 번호판을 받아 올라왔다. 잠시 후 받은 음료. 예쁘긴 한데.. 아무튼 이 카페, 조용하고 창도 다 닫혀있어서 여태 가본 카페 중 가장 따뜻했다. 여기에서 조용히 글을 쓰고 편히 쉬었다.
바로 아래층이었는데 왜 여기에만 사람이 많은지...? 여기만 바글바글하고 윗층에서는 나만 사용했다. 뭔가... 룰이 있었나...?
힙헙카페 바로 앞에 반미바바가 있다. 반미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니 성당 들렀다가 시장한 분들은 반미하나 드시면 좋을 것 같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마트가 보이길래 둘러봤다. 잘려진 과일도 없었고 이걸 잘라먹을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어서 그냥 구경만 하다가 초코바 하나 사서 나왔다. 그리고 Mixue라는 아이스크림 가게. 하나 먹고 싶었는데 너무 추워서 못먹어본게 좀 아쉽다.
분보남보
숙소에서 잠깐 쉬고 분보남보에 왔다. 5시쯤, 애매한 시간에 가서 사람도 별로 없었다. 바로 앉아서 분보남보 하나를 주문했고 1분도 안걸려서 나왔다. 70,000동, 3500원정도였다. 베트남에서 3천원 넘는 음식은 비싼편에 속한다. 대부분 로컬음식은 4~5만동이면 충분하다. 대부분 맛집들은 이렇게 평균 로컬 음식점보다 비싼 가격대인 것 같다. 그래도 여전히 초 저렴한 음식들.
비빔면 느낌이지만 차갑진 않고 튀긴 샬롯과 여러가지 야채와 고기, 면을 후루루루룩 먹게되는 맛. 뭐랄까, 달콤하면서 새콤하면서 짭쪼름하면서 감칠맛 도는 싱거운가 싶은데 적당한 맛... 신기하게 또 생각나는 맛이다. 하노이에서 유일하게 다시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이었다.
저녁시간이 다가오니 한 그릇씩 준비되어있는 분보남보. 딱 저녁시간이 되면 사람 미어터진다고 하니, 나처럼 애매한 시간에 와서 맛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사장님도 친절하고 가게 내부도 다른 식당에 비하면 깔끔한 편이었다.
추워도 꼭 먹어보고 싶었던 차가운 디저트가 있다. 쩨. 이것저것 젤리같은 재료를 넣은 달달한... 우유가 많은 얼음 빙수...? 아무튼 궁금해서 먹으러 갔다. 리틀보울이라는 곳인데, 숙소에서 가까워서 선택. 쩨를 판매하는 곳은 이곳저곳 많으니 굳이 여기를 올 필요는 없다.
실내에는 테이블이 몇개 없다. 카라멜 믹스 보울을 주문했다. 30,000동으로 1500원정도. 큰 푸딩이 하나 들어있고 달달한 우유에 이런저런 젤리가 들어있다. 한번 먹어볼만 한 맛이지만 되게 달았다. 여름엔 한번씩 먹을만 한 디저트겠구나 싶었는데 너무 추워서 후딱 먹고 나왔다.
길가면서 본 예쁜 등. 생각보다 너무 추운 하노이의 날씨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관광할 마음이 안들었다. 그리고 호스텔에 묵으니 잠을 푹 자거나 편안하게 있을 수 없었던 탓에 머리도 아프고... 그냥 저렴한 호텔에 묵을 걸, 좀 후회되었다. 이제 어린 학생도 아닌데 너무 자만했나, 호스텔이제 못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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